롬복시인 2014. 12. 14. 00:43

이러한 김주명 시인에게 고국에서 응원을 보태는 한 편의 시가 있다. 

여러 말보다 최은주 시인(2011 시와경계 신인상, 양산시인협회, 다울문학회원)이 쓴 시를 한편 보면 

김주명 시인의 시와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반도로

 디엥 고원 하늘을 선물해준 그는

 시를 쓰며 적도의 그 어디쯤에 산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던

 시인의 눈가에 드리워진 주름이 몇 개 더 늘었을지

 사람 홀리는 적도의 사진들을 보면 알 수 없으나

 그가 모국어로 나열해 놓은 시어들에서는 이따금

 나도 모르게 손을 모으게 된다 


 언젠가 김경주의 여행기를 읽으며 

 사막의 모래알이 입속으로 들어 

 머덜머덜 현기증을 앓았던 때 밤마다 

 고비의 언덕에서 헐떡였다지, 나는

 

 우기로 접어든 하늘 아래서

 건기의 적도를 날던 그때 그처럼 

 여러 번 횡단하다

 적도의 시인에게 들키지나 않을지 

 

 읽어주지도 못할 시를 더듬고 있다


   - 최은주 시 <적도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