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모음

살다보니

롬복시인 2023. 12. 30. 20:34

내가 지금 서 있는 여기가
해발 4천의 불화산을 등에 지고 있는 섬이란 것도
그리하여 지지난해는
지진으로 몇 달을 천막치고 살았던 기억도
별일도 아니라는 듯
내 이마 언저리에 늘 서성이는 당신
우리가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잠시
놓고 산다

image by 오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