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인도네시아/시집 인도네시아 1부
편도片道
롬복시인
2014. 12. 14. 01:39
편도片道
편도행 비행기 표를 끊는데
눈곱만큼도 안 빼주는 인정머리
이번엔 참기로 했다
편도행 비행기에 오른다는 것은 어쩌면 사랑하는 이들이 서로의 긴 외로움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순진한 항거일 것이다 오천烏川 정씨, 내 어머니도 그랬으리라
바다보다 더 푸른 청도淸道가 있다는
띠동갑 사내의 말을 덥석 잡고서는
낭만적 오천바다를 끝내
등지고 말았으니
그 속내를 알 듯도 한
당신 무청 잘래내는
남다른 솜씨 덕에
순진한 내 편도 여행도
이내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