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인도네시아/시집 인도네시아 3부
햇살부조浮彫
롬복시인
2014. 12. 14. 17:08
햇살부조浮彫
스무 평도 채 안 되는 작은 집에다
두어 평 테라스를 더 놓았다
부레옥잠 저수지를 경계로
마호가니와 키도 가끔 재고
별 따라 길나선 동방박사도 쉽게 찾아오게끔
늘 등을 밝힌 어느 밤,
무수한 나방들이 몰려와 제 생을 떨어뜨리고 만다
마치 페루 해변의 바닷새처럼
호주 해안을 들썩거린 고래 떼처럼
축 처진 동공이나 절도 있는 군무는 없었지만
내셔널 지오그래픽
온 힘을 다해 펄럭이다 이내 툭툭!
두어 번 더 뒤척이는 게 끝이다
다음은 닭들의 몫
미명을 알리는 울음도 잊은 채 널브러진
생을 주워 담고서는
다른 주검을 찾아 후드득
남국의 새벽 별자리만 남겨둔 채 날아가 버렸다
나는 간섭하지 않았다
헝클어진 별자리들 따라다니며
지우고 또 지우기
아침 햇살
순서대로 들어와 털썩
마주 앉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