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바타비아 선/시집 바타비아선

[스크랩] 마지막 착지 / 김주명

롬복시인 2019. 1. 7. 19:19

 

 

 

마지막 착지

 

 

 

   김주명

 

 

 

잠자리 내려앉았다

 

건기, 먼지조차 바싹하게 쌓인 책장을

닿지 않을 그곳, 공유의 경계

사뿐히 내려앉은 듯

 

언제였던가?

 

이제야 너를 만나다니

저장 메모리가 꽉 찬 듯 너의 고고한 눈빛 더듬다

붉은 꼬리가 말린 방향대로 책들을 살핀다

더는 읽을 게 없다고?

삶이 다 그런 게 아니라는 듯

 

철지난 바람길 위의 잠자리

삼백오십다섯 번의 여진과

그대로 풍장이 된 고요

 

초혼가 펼치는 마음으로

손 내민다

 

 

-<형상시학> 6집 중에서

 

 

김주명시인

2010년 평사리문학대상

2012년 인도네시아 룩복섬으로 이주

<형상시학>, 인도네시아 한인문인협회 회원

시집< 인도네시아>, <바타비아 선>

산문집<룩봄 이야기>

출처 : 詩창작원 형상시학
글쓴이 : 김건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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