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모음
그대
롬복시인
2023. 9. 3. 05:22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에 자운영 꽃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한 구석진 마을에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띠를 두루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눈입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하실 힘
덜어내고도 몇배로 다시 고이는 힘
이파리도 되고 실팍한 줄기도 되고
아- 한몫에 그대를 다 품을 수 있는
씨앗으로 남고싶습니다
by tae wo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