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끌리는 시와 글 모음
[스크랩] 밤, 몰운대에서/채명석
롬복시인
2014. 1. 21. 00:12
밤, 몰운대에서
채명석
하루의 끝자락을 바라보고 싶다면
마음에 의자하나 놓고 그곳에 가보라
물컹물컹한 어둠에 입을 맞추고
사랑하듯 오랫동안 숨을 멈춰보라
켜켜이 쌓인 모래뻘 울음과
질긴 목숨의 흔적 같은 뻘구멍
눈 멀고 귀 먹고 입조차 문드러진 폐선처럼
울음바다에 몸을 띄워 노를 저어보라
등대처럼 슬픔은 길을 인도할 것이다
햇살이 어둠을 거둘 때까지
밀물처럼 찾아든 고요 속에서
먼 바다를 바라보는 빈 벤치에 앉아보라
출처 : 대구詩창작원 <형상시문학회>
글쓴이 : 金主明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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