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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복시인의 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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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룻번 시룻번 임 윤 교 그날은 바람이 몹시 불었다. 마당을 훑은 바람이 마루에 흙먼지를 잔뜩 실어 날랐다. 내가 시댁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마루를 설렁설렁 훔치는 일밖에 없었다. 도시에 살다가 시골에 온 후, 온갖 게 낯설어 손을 댈 엄두를 못 냈다. 어머님이 불린 쌀을 가지고 방앗간에 가신다고 해도 대신 가겠단 말을 하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 보는 게 힘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 번듯한 집을 지어서 귀농한 것이 아니다 보니 사람들의 물음에 일일이 대답하는 것조차 싫었다. 나도 모르게 성격 이 점점 소극적으로 변해 갔다. 쌀을 빻아 오신 어머님은 백설기를 만들자고 하셨다. 며느리가 떡을 좋아한다고 어머님이 수고를 자청한 셈이 됐다. 나는 방앗간에서 떡을 맞춰 오시겠거니 했는데 굳이 쌀가루만 빻아온 의도를.. 공감수 0 댓글수 0 2023. 7. 28.
  • [스크랩] 급식실로 달리는 급식실로 달리는 남국의 별길따라 칠레처럼 긴 해변을 따라 달리던 소녀가 있다 오레오로 빙수를 만들고 탱고같은 탕고 웨하스로 그리움조차 달게 승화시킨 소녀 잘 익은 망가는 아이스크림 잘 볶은 커피는 카푸치노 생일선물로는 마파두부 너구리와 짜빠게티는 짜파구리 어제를 아끼.. 공감수 1 댓글수 0 2014. 8. 27.
  • [스크랩] 노무현 대통령 5 주기 추모글 [출처] 칼럼.KR - http://w w w.column.kr/sys/bbs/board.php?bo_table=menu1&wr_id=857 노무현 대통령 5 주기 추모글 봉당 류 류경희 한 해 두 해 지나면 그리움이 삯혀질까했는데 어디가 쓸 수 없는 모진 아품의 눈물은 변질 되는 세상을 조금씩 바뀌고 있는지 뒤 돌아 봅니다 생각하며 모진 고통 그리하면 아..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5. 4.
  • [스크랩] 몰입/나혜경 살구꽃을 보면서 풋살구 생각을 품던 나 또한 한 눈 팔지 말고 독하게 앉아 있어봐야겠다 그러면 몰입한 세상이 낳은 햇봄의 근처 어디쯤에다 새순처럼 혀가 말리는 침묵의 방언 몇 구절 쯤 쏟아 놓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사진, 글 나혜경 시인, 시..'몰입' 에서...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2. 3.
  • [스크랩] 배려/나혜경 나혜경 시인의 "배려" 전문입니다... 배려/ 나혜경 해가 짱 나오라고 구름은 수수억억 개의 빗줄기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거두어 갔을 테고 새싹 올라오는 소리에 알갱이들은 엉덩이를 들썩였을 테고 캄캄한 일 미리 자라는 데 환함 일 미리가 줄어들었을 테고 나무가 밤새 자란 만큼 허..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1. 23.
  • [스크랩] 나혜경 시인의 詩 "변산가는 길"에서 거기서부터 굽이굽이 여울길 따라 흘러가다 보면 격포 모항으로 이어지는 서해 바다는 끝이 없다네 변산가는 길엔 영영 직진이란 없었으면 너에게 가는 길 이쯤 되었으면, 모른 척 한눈팔다 너에게 텀벙 빠져버려도 용서되는 길이었으면 나혜경 시인의 詩 "변산가는 길"에서 사진: 산이..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1. 21.
  • [스크랩] 밤, 몰운대에서/채명석 밤, 몰운대에서 채명석 하루의 끝자락을 바라보고 싶다면 마음에 의자하나 놓고 그곳에 가보라 물컹물컹한 어둠에 입을 맞추고 사랑하듯 오랫동안 숨을 멈춰보라 켜켜이 쌓인 모래뻘 울음과 질긴 목숨의 흔적 같은 뻘구멍 눈 멀고 귀 먹고 입조차 문드러진 폐선처럼 울음바다에 몸을 띄..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1. 21.
  • [스크랩] 서해바다 노을저편 운다는 건 울음 밖으로 이끌어줄 어떤 손길을 기다리는 것 그래,울 때는 저리 악착같이 울어야 한다 함순례 시인의 "서해바다 노을저편" 에서...시집:혹시나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1. 15.
  • [스크랩] 배려 깜깜함 일 미리 자라는 데 환함 일 미리가 줄어들었을테고 나혜경 시인의 시 "배려"에서, 시집 "담쟁이덩굴의 독법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1. 15.
  • [스크랩] 사는 일이 더러 그렇다 사는 일이 더러 그렇다가슴팍에 대못 몇 개 박아둔 채정비소로 가든지 폐차장으로 가든지갈 데까지 가는 것 복효근 시인의 시, "타이어의 못을 뽑고"...에서.. 시집. 따뜻한 외면 공감수 0 댓글수 0 2014. 1. 15.
  • [스크랩] 2014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00여 편이 몰려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던 시·시조 부문은 심수자 씨의 ‘바람의 사슬’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고은 시인은 심사평에서 “이 작품은 우리 동시대의 처절한 삶의 비극성 도출에 방점이 찍은 수작”이라며 “이 시대의 시적 절실성이 두드러졌다”고 평.. 공감수 1 댓글수 0 2014. 1. 2.
  • [스크랩] 가을 소묘 /운종남 가을 소묘 /윤종남 햇살 부드럽다, 늦가을 오후 부드럽게 커피를 탄다 구름도 한 스푼씩 바람도 풀어 저으며 물드는 플라타너스, 내 모습을 만난다 두꺼운 옷을 벗는 시간들이 와서 눕고 기다릴 사람도 없이 목을 빼는 그리움 한 잔의 짧은 여백에 목마름을 씻는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9. 30.
  • [스크랩] 작은 손/ 최 준 작은 손 오후 두 시 빤쬬란 사거리 스콜이 내렸다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쓰고 신호를 기다리는데 우산 속으로 불쑥 들어서는 아이 닿을 듯 다가서서 손 내미는 아이에게 천 루피아 지폐 한 장 건네주다 눈이 마주쳤다 어느 행성에 왔니 이름이 뭐니 몇 살이니 학교엔 왜 안 가니 묻..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8. 18.
  • [스크랩] 배꽃/권분자 배꽃 권분자 늙은 배나무는 상처 덧난 새의 위장 명치 끝 소화되지 못한 옹이에 흰 봉오리 매달고 있다 짓무른 발 바위까지 뚫으려는 번식의 욕구가 꽃을 피운 걸까 시든 몸이 오래 삭힌 종이 내밀듯 달팽이관 되짚어 가지 끝에 거는 귓불의 무게가 가볍다 오래된 나무가 먼데까지 귀 기.. 공감수 0 댓글수 0 2013. 2. 1.
  • 낯선 곳 / 고은 낯선 곳 / 고은 떠나라 낯선 곳으로 아메리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부터 단 한 번도 용서할 수 없는 습관으로부터 그대 떠나라 아이가 만들어낸 말의 새로움으로 할머니를 알루바라고 하는 새로움으로 그리하여 할머니 조차 새로움이 되는 곳 그 낯선 .. 공감수 0 댓글수 0 2012. 2. 26.
  • 2011 가을 서정시학 신인상 – 이언주, 2011 가을 서정시학 신인상 – 이언주, 보이저 1호 외 2편 이언주 덜컹거리며 33년을 달렸습니다 보이죠, 은빛 반짝이는 보이저 1호 은하는 이제 막 범람하기 시작하였고 마음 밖 문을 열던 바람 방향이 바뀌었는지 별의 빛들은 일제히 눈을 감았습니다 돌아오라,는 손짓 기다리며 여..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12. 9.
  • [스크랩] 사랑은 언제나 착불로 온다/박후기 사랑은 언제나 착불로 온다 장석주 시인·문학평론가 택배회사 울타리 벚꽃 피고 진다 어떤 꽃잎 피어날 때 어떤 꽃잎 지고 있다 늙은 왕벚나무가 꽃들의 물류창고 같다 사랑은 언제나 착불로 온다 꽃들은 갑자기 왕벚나무를 찾아와 빈손을 벌리고, 집 없는 나는 꽃피는 당신을 만나야 한다 꽃잎은 끊..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9. 24.
  • [스크랩] 깊이에 대하여/이하석 깊이에 대하여 이하석 자판기 커피 뽑는 것도 시비 거리가 될 수 있는지, 종이컵 속 커피 위에 뜬 거품을 걷어내면 “왜 거품을 걷어내느냐?”고 묻는 이가 있다 나는 “커피의 깊이를 보기 위하여”라고 대답한다 마음에 없는 말일 수 있다 인스턴트 커피에 무슨 근사한 깊이가 있느냐고 물으면, 대단..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5. 3.
  • 남해 금산/이성복 남해 금산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이끌어 주었네 남해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4. 22.
  • 거인고래 / 이병률 거인고래 / 이병률 거인고래는 크지 않습니다 왼 눈은 감정 있는 것을 보고 오른 눈은 죽어 있는 것을 보기를 좋아합니다 상처가 생기면 상처 된 자리를 스스로 떼어내 번지지 않게 하며 백 오십년을 살 뿐 오래 살지 않습니다 그 일생의 한번 나의 천막에 들른다 하였습니다 밤은 어둡고 꽃들은 서로..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4. 8.
  •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이윤학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이윤학 오른손 검지 손톱 밑 살점이 조금 뜯겼다. 손톱깎이가 살점을 물어뜯은 자리 분홍 피가 스며들었다. 처음엔 찔끔하고 조금 있으니 뜨끔거렸다. 한참 동안, 욱신거렸다. 누군가 뒤늦게 떠난 모양이었다. 벌써 떠난 줄 알았던 누군가 뜯긴 살점을 통해 빠져나간 ..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4. 8.
  • 서쪽/이병률 서쪽/이병률 집 밖에서 자신에게 편지나 우편물을 보낼 적에 일본에서는 자신의 이름자 뒤에 행(行)이라 쓴다 나 죽기 직전 나에게 편지 쓸 일이 있더라고 내 집 방향에선 등 하나 켜놓지 않을 테니 行이 마땅하다 받게 될 애먼 이 없으니 行이면 충분하다 이 책들을 부쳐야 하나 이 옷가지들을 빨아야 ..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4. 8.
  • [스크랩] 돌고래의 선택 / 유하 돌고래의 선택 유하 우리가 우리 기관의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도구를 만들어내는 데 그토록 열을 올렸던 것은 우리 환경이 우리에게 그다지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일일 수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한때 인간들과 함께 지상을 거닐며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던 돌고래들. 어느 날 그들은 ..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3. 15.
  • [스크랩] 송충이도 못 된 사내/김중식 송충이도 못 된 사내/김중식 그끄저께, 야당 총재가 단식을 시작했지만 벚나무에 비가 안 뿌린다 해서 벚꽃 대신 솔방울이 매달리겠느냐 나는 넉 달 넘게 송충이 같은 똥만 쌌고 신경성 장염 때문에 일절 음식을 피하고 있는데고 장을 쥐어짜며 송충이즙 같은 설사가 줄줄 새는 것은 My life is My Message ..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3. 10.
  • [스크랩] 등(等) / 장이엽 등(等) / 장이엽 비주류에 대한 가장 함축적인 이름이다. 열거된 각각의 명사 뒤에서 때로는 ‘들’로 때로는 ‘따위’로 바뀌어 불리기도 하는 확인할 필요가 없는 초대손님 솜털로 채워진 낙타의 귓속에 관심이 있는 당신이라면 ‘등’의 존재를 알고 있을 것이다. 바위 그늘에 주저앉아 종일토록 ..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2. 21.
  • [스크랩] 그의 심장은 목덜미 어디쯤에 있다 / 권혁웅 그의 심장은 목덜미 어디쯤에 있다 / 권혁웅 언덕 위에는 기나긴 논증처럼 모텔이 서있다 고개를 돌렸을 때 그것은 한쪽 눈이 가느다란 빚쟁이로 보였다 구름을 대출하는 자, 선이자를 떼고 강물에 기댄 자, 지류하나를 끌어다 제 믿음에 보증을 세울 테지만 나는 신품성사神品聖事도 희망도 없이 사..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2. 18.
  • [스크랩] 정육점 여주인/진은영 정육점 여주인/진은영 유리창 밖으로 붉은 눈발 날린다 커다란 칼을 들고 다정한 눈망울로 바라보는 수소를 힘껏 내리치던 때가 있었지, 요즘엔 아무 일도 없다 냉기로 달아오르는 난로 옆에서 그녀는 중얼거린다 천장에 오래 켜놓은 형광등이 깜박인다, 칼은 녹슬었고 오늘 밤에는 들판에 나가야겠..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2. 16.
  • [스크랩] 신은 주사위 놀이를 즐기는 중이다/함성호 신은 주사위 놀이를 즐기는 중이다 함성호 썩는다, 이 악취 오, 그리운 이 부패의 향기 신은 주사위 놀이를 즐기는 중이다 사랑은, 우리의 생은 확률이거나 우연일 뿐이었다 방금 무엇이 우리의 몸을 투과하며 지나갔는가 적막한 지하 역으로 거룩하게 입장하는 텅 빈 지하철은 흡사 화려한 관처럼 우..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2. 4.
  • [스크랩] 꽃밭에는 꽃들이 -김성규- 꽃밭에는 꽃들이 마른 논바닥을 헤집고 일어선 씨멘트 길을 따라 걸으면 누나의 집은 늘 맥주병을 둘러 꽃밭을 만들고 채송화, 맨드라미며 알 수 없는 이름의 꽃이 피곤 했다 양철대문의 우체통은 녹이 슬어 뜯어보지 못한 수십통의 먼지가 쌓여도 입을 벌리지 않았다 오랫동안 찾아가지 않던 누나의 ..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1. 30.
  • [스크랩] 붉은 만다라 붉은 만다라 나희덕 시간은 酸性이다. 아현호프 뒷골목 재래식 화장실에 가보라. 거기 앉아 서럽게 오줌을 누고 있으면 시간이 오래 삭혀낸 무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술꾼들이 함부로 갈기고 간 오줌기와 빗물이 들이치고 간 자리마다 허물허물 피어나는 붉은 꽃, 부서져내리는 꽃, 화장실 함석문에 .. 공감수 0 댓글수 0 2011.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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