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복시인
2014. 12. 14. 16:56
유혹
사무실 블라인드를 올렸더니
유리절벽이
담쟁이넝쿨에 점령당했다
그녀의 등은 언제나 매끈했고
나는 다슬기 흡반을 가진 듯
절벽을 타고 있다
유리창을 사이에 둔 내전內戰이다
내가 블라인드를 내리면
휴전이 될까
매끈했던 등이 바르르 떨고 있다
잎들이 햇살로 볶은 별사탕
한 입 깨물어도 돼?
자꾸 물어 온다
경계선 같은 유리벽은 이미
냉정을 잃고
달아오른다
움찔, 그녀가 등 돌리는 순간
나 블라인드를 마저
내리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