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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인도네시아/시집 인도네시아 4부

침목枕木

by 롬복시인 2014. 12. 14.



침목枕木



남성현 터널이 내려다보는 곳

백합공원묘지 비탈길에 침목枕木이 놓여 있다


아직 폐기름 마르지 않은 

굵은 나사못 뽑힌 몸이 돌아와 

계단이 되고 있다

터널을 빠져나온 기차는 언제나 자진모리

모난 자갈밭에 등 대던 맨 가죽 

지상의 떨림 다 받아 내던 

생生이 누운 것이다


낙동강 철교가 끊어지던 날

아버지 팔꿈치도 끊어졌고

단단히 붙인다는 게 

어긋난 멍에처럼 굳어버린 오른팔이

버틴 삶, 딱 육십을 끝으로

비탈의 계단이 되었다


미간 주름에 배여든 먼 바다 노을

터널 속으로 빨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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