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으로 시11 사랑포진 아프다고 느꼈을땐, 이미 많이 늦었다 공기방울 같은 수포들이 공기방울처럼 가볍지 않다며 떼로 몰려 넉넉치 못한 내 등짝에다 통증을 눈썹달 징검다리 뛰듯 그어대도 별다른 저항도 할 수 없다 아픈 산짐승처럼 웅크린다 꼼짝도 않으며, 먹지도 않으며 아프지 않을 사랑이 지나.. 2019. 10. 17. [스크랩] 김주명/ 워노소보 행行 외 1편 워노소보 행行 외 1편 김주명 1. 고원의 길은 가팔랐다 섬에서 또 섬이 된 사람들, 고르게 갈아엎은 밭고랑은 잘 포개진 이부자리, 파스텔로 그림 그리다 잠든 어린 시절의 꿈도 매끈한 등고선이 되어 잘 감겨 있다 언제쯤 나도 저리 편히 누울 수 있을까 산다는 것은 어쩌면 배낭 하나 채.. 2018. 7. 23. [스크랩] 꼬송kosong 외 1편 / 김주명 꼬송kosong 이제까지 있다 없으면 이곳에선 ‘꼬송’이라 한다 사실, 꼬송은 비었다는 뜻이다 비어있다는 공空의 철학이 바다 건너 먼저 왔을 수도 내 주머니도 텅 빌 때가 많으니 꼬송이 맞겠다, 그럼 채워지기 전까지도 꼬송이 될 수 있겠네 그렇다면 나는 갑자기 정전이 된 오늘 밤처럼 .. 2018. 7. 13. [스크랩] 인도네시아 편 햇살부조浮彫 김주명 스무 평도 채 안 되는 작은 집에다 두어 평 테라스를 더 놓았다 부레옥잠 저수지를 경계로 마호가니와 키도 가끔 재고 별 따라 길나선 동방박사도 쉽게 찾아오게끔 늘 등을 밝힌 어느 밤, 무수한 나방이 몰려와 제 생을 떨어뜨리고 만다 마치 페루 해변의 바닷새처럼.. 2015. 3. 28.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