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 끌리는 시와 글 모음

스타킹을 신는 동안

by 롬복시인 2007. 11. 15.

           스타킹을 신는 동안

 

                                 최 정 례

 

 

당연히 그럴 권리가 있다는 듯이

본처들은 급습해

첩의 머리끄뎅이를 끌고 간다

상투적 수법이다

 

저승사자도 마찬가지다

퇴근해 돌아오는 사람을

집 앞 계단을 세 칸 남겨놓고

갑자기 심장을 멈추게 해 끌고 가버린다

오빠가 그렇게 죽었다

 

전화를 받고

허둥대다가

스타킹을 신는

그동안만이라도 시간을 유예하자고

고작 그걸 아이디어라고

스타킹 위에 또 스타킹을 신고

끌려가고 있었다

'마음 끌리는 시와 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순장(殉葬)  (0) 2008.06.23
[스크랩] 해동 七律 25 수  (0) 2008.06.21
[스크랩] 애장터 / 공광규  (0) 2008.06.04
허수아비  (0) 2007.10.30
너에게 묻는다  (0) 2007.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