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정재학
조카 지윤이가 컵을 들고 오더니 "삼촌, 마셔!" 소리친다 안을 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갸우뚱 쳐다보자 다시 한 번 "마 - 셔!" 나는 고래의 눈을 가진 조카에게 취해 벌컥벌컥 마신다 지윤이는 단추를 조물락거리며 대답을 기다리다가 "맛있지?"라며 되묻는다 컵에서 피아노 소리가 넘쳐흐리기 시작했다 하늘에 핑크 빛 돼지 수십 마리가 떼 지어 날아가는 오후였다
광대소녀의 거꾸로 도는 지구/ 민음의 시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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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수상가옥(시인 박윤배의 집)
글쓴이 : 김주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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