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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으로 시

봄비

by 롬복시인 2012. 2. 7.

동우CM 창사 13주년을 축하하면서



봄비



김 주 명



봄비가 그냥 간다

 

 

냉이야!

뿌리를 깊게 묻어 두어라

봄의 앞마당에

너의 모습 흔들림 없이

살며시 웃음 띠우며

막 봄비를 먹으려 무나!

세상사는 이들

더러 너의 모습 혼돈하고

네 향내음 잊을지언정

그러면,

머리 위로 뿌리하고

쑥내음 풍길쏘냐?

냉이야!

네 잎은 땅위로 올려 놓아라

햇살 가득 헤아려

가슴골 깊은 곳에 사곡이 쌓아 놓고

가끔 구름 짙게 낀 햇발 약한 겨울날에

하나씩 꺼내놓고

봄을 뿌려야지

냉이야!

뿌리를 더 깊게 내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