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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인도네시아/시집 인도네시아 1부

섬새

by 롬복시인 2014. 12. 14.



섬새 


 

야자나무 까딱까딱 꽁지 한 번 부리 한 번  

번갈아 오르는 그네처럼 

무게를 가늠하는 새


조바심으로 질주하던 마음이

한발 앞서 도착하려던 찰나

금방이라도 바뀔 듯한 붉은 신호등 앞에서 

아찔해진다


외줄타기로 흐르는 삶의 순간들

바다로 날기 위해

섬에서 견뎌내는 침묵이 오히려 

새들의 오랜 삶의 목록인 듯

말린부 바다 언저리로 내리는 노을

부리까지 데워진 새가 천천히

날개를 접고 있다


움찔, 눌러 밟은 브레이크 페달

먼 섬에 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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