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새
야자나무 까딱까딱 꽁지 한 번 부리 한 번
번갈아 오르는 그네처럼
무게를 가늠하는 새
조바심으로 질주하던 마음이
한발 앞서 도착하려던 찰나
금방이라도 바뀔 듯한 붉은 신호등 앞에서
아찔해진다
외줄타기로 흐르는 삶의 순간들
바다로 날기 위해
섬에서 견뎌내는 침묵이 오히려
새들의 오랜 삶의 목록인 듯
말린부 바다 언저리로 내리는 노을
부리까지 데워진 새가 천천히
날개를 접고 있다
움찔, 눌러 밟은 브레이크 페달
먼 섬에 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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