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의 포구기행 첫머리에서....
살다보면 외로움이 깊어지는 시간이 있다.
불어오는 바람 한 줄기, 흔들리는 나뭇잎, 가로등의 어슴프레한 불빛, 사랑하는 사람의 전화목소리 조차 마음의 물살 위에 파문을 일으킨다.
외로움이 깊어질 때 사람들은 그 외로움을 표현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어떤 사람은 밤새워 술을 마시고 어떤 사람은 빈 술병을 보며 운다.
지나간 시절의 유행가를 몽땅 끄집어내어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이의 집에 전화를 걸어 혼곤히 잠든 그의 꿈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아예 길가의 전신주를 동무삼아 밤새워 씨름하다 새벽녁에 한 움큼의 오물덩이를 남가곤 어디론가 떠나는 이도 있다.....
요즘 다시 시인이 글을 섰더라면 이렇지 않을까?
외로움이 깊어질 때 사람들은 그 외로움을 표현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하염없이 앉아 71개나 되는 TV채널을 순서대로 눌러본다. 예전엔 2개의 채널에도 무얼 보아야 할지 망설이고 고민했는데, 이젠 71개로도 고민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러다 인터넷 여기저기 떠돌다 인기검색 순위에 시선을 고정하고 그 순서 차례대로 눌러본다. 어쩌다 마음내키면 댓글 좀 달아 놓고...그러다 지치면 메일 열어 필요없는 것 지워버린다.
인제는 잘시간...
핸드폰 들고서 전화번호 검색하다.... 오랜 친구들에게 문자한번 왕창 보낸다. 다음날 아침인데도 아무도 회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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