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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관련 글모음

2007년 첫 해설 하던 날..

by 롬복시인 2007. 2. 12.

 2007년 첫 해설 하는 날...2월 11일

 이틀 전 선임 근무자로 부터 문자가 왔다. "일요일 2,3시경, 서울문화유산해설사회 답사예정 "이란 문자가 왔는데, 이를  "일요일 서울(시)문화유산해설사회 답사예정"으로 잘못 알고 호들갑을 떨다 여러 사람에게 사과의 말씀 드리고, 다음날 필요장비 챙겨서 인흥마을로 향했다. 도착하니 모두가 그 모습 그대로 이다. 봄은 매화가 먼저 알아 차리고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다음 근무올 때면 만개 해 있으리라..

 

 오후에 있을 본 게임에 사전 준비 차  낯선 총각 3명에게 접근, 해설을 시도하였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무얼 물어 보는데 도무지 기억나지가 않는다.

 "이게 무슨나무 인가요?"

 "아??? 스칼라츠리인데.... 학자수.... 가만...이름이..."

 "느티나무는 아닌 것 같은데요?"

 "아이구, 죄송해요... 회화나무입니다. 올해 첫 근무라 잠시 깜박했네요."

 쓱 웃으면서..... 위기모면하고나서 해설을 거의 마칠 즈음에서 되물었다.

 "아직 일요일 아침 이른 시간인데, 남자분 세분이서 이렇게 다니시나요?"

 "저희들요? 봉사활동 나왔다가 시간이 남아서요."

 순간 나의 호기심을 강타하는 답변에,

 "무슨 봉사활동 하시는데요?"

 "별거아니에요, 과장님 인제그만 갑시다."

 여기서 물러서면 안되지.

 "매주나오시나 보죠.?"

 그제서야 나의 집요함을 알아차린 과장남께서,

 "저희들은 인흥서원 청소를 자원한 직장 자원봉사 단체입니다."

 그랬구나.. 어쩐지... 역시나 오랜 해설사의 예리함은 다시 적중했다. 그리고는 인흥의 풍수이야기, 인흥서원과 추선생님 이야기를 주고 받으니 마치 동지를 만난 듯 기뻤다. 그리고 돌가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지금의 달라진 인흥서원의 모습이 그냥 된것이 아님을 다시 깨닫고 그들의 수고로움을 다시 되새겨 본다. 멀리서 방금전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추선생님께서 가방 옆으로 하고 이팝나무 아래로 걸어 오시는게 시야에 들어 온다. 오후에 조용하면 한번 찾아 뵈야지... 

 

 2007년 첫 근무는 이렇게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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